까불 때마다
잘 여문 알들이 소복소복 키 안으로 모이고
쭉정이며 티들은 떨려지네
할머니의 저 키질처럼
나도 알갱이만 가려내며 살아가고 있는가
누군가의 키에 올려지는 날
떨려지는 쭉정이가 되는 건 아닐까
키질 끝난 팥을 자루에 담으며
내 이름을 달아보네
저녁 노을의 키질에 우뚝 남겨지는 앞산
저 산 키질의 알갱이
아, 할머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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